• 북극이란
  • 북극과 기후 변화

동토가 녹으면 어떻게 될까?

이유경 (극지연구소)

북극이 더워지고 있다. 물론 북극 전체가 동일한 정도로 따뜻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과 시기에 따라 따뜻해지는 정도에 차이는 있다. 가을과 겨울에 북극해와 북극해 연안에서 온난화 정도가 가장 크고, 러시아 동부와 캐나다 고위도 북극, 그린란드에서도 여름철 온도가 뚜렷하게 높아지고 있다.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툰드라 생태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 봄에 눈이 일찍 녹고 가을에 눈이 늦게 쌓이기 시작해서 동토가 눈에 덮여 있는 기간이 짧아진다. (2) 동토의 온도가 높아지고 동토가 녹는다. (3)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더 자주 더 심하게 나타나고 툰드라에서 불이 더 자주 발생한다.

 

눈은 툰드라 지역을 대표하는 환경 요인이다. 눈이 덮인 곳은 툰드라 초식동물에게 중요한 생활공간이다. 나그네쥐는 상대적으로 온화하고 안정된 눈 속에서 겨울을 보낸다. 따라서 나그네쥐가 안정적으로 눈을 이용할 때 대량 번식이 가능하며, 이것은 툰드라 먹이 사슬을 유지하는 핵심 요인이 된다. 나그네쥐의 사이클이 무너지면 식물을 먹고 사는 곤충과 병충해가 증가하여 북극의 먹이 그물과 생태계 기능이 변하게 된다.

 

눈 위에 비가 와서 살짝 얼어붙는 경우가 있는데(rain-on-snow), 이런 현상은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생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눈 위에 비가 오면 순록이나 나그네쥐, 스발바르멧닭, 북극여우의 개체수가 줄어들고, 토양 무척추동물 군집에도 영향을 준다.

 

동토의 온도가 높아지고 동토가 녹으면서 툰드라가 사라질 전망이다. 툰드라는 북쪽 가장자리에 있다 보니, 지구 온난화로 인해 남쪽에서 올라오는 한대 생물에 밀리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해안선이 침식되면서(바닷가에 있는 동토가 녹아서 무너져 내리고 있다) 툰드라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툰드라 식물의 생물량이 증가하기도 한다. 시베리아 동부에서 8년간 이산화탄소 흐름을 연구한 결과를 보면, 식물의 일차 생산량은 생육기가 얼마나 길어졌는가 보다는 여름이 얼마나 따뜻해졌는지와 더 관련이 높았다. 즉 여름이 따뜻해질수록 식물의 생물량은 늘어났다.

 

< 출처 - 극지과학자가 들려주는 툰드라 이야기 >

이유경 (극지연구소)

이유경 박사는 서울대 식물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3년부터 북극다산과학기지와 알래스카, 그린란드를 오가며 연구하고 있고, 현재 국제북극과학위원회 실행위원과 국제영구동토층협회 한국대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