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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토가 녹으면 이산화탄소는?

이유경 (극지연구소)

동토가 녹으면 툰드라는 이산화탄소를 방출할까 아니면 흡수할까? 살아가는 생물에 따라 툰드라는 지구에 온실 기체를 공급하는 곳이 되기도 하고 흡수하는 곳이 되기도 한다. 결국 지구 온난화로 툰드라가 변하고, 다시 툰드라의 변화는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툰드라 이탄층 땅속에는 탄소가 함유된 유기물이 풍부하다. 유기물은 산화가 되면 이산화탄소로 변해 대기 중으로 빠져 나갈 수 있다. 물이끼(Sphagnum)가 우점하는 이탄 습지는 지구상에서 최대 유기탄소의 저장고중의 하나이다. 물이끼는 잘 분해가 되지 않고 이탄층이 수분함량과 열 상태(thermal status)에 영향을 주며 토양을 산성으로 만들어 종종 '생태계 엔지니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끼가 감소하면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유기물이 더 잘 분해되어 이산화탄소로 방출된다. 이산화탄소는 지구를 따뜻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온실 기체이기 때문에 땅속에 얼마나 많은 유기물이 쌓여 있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 양의 유기물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분해되고 있는지가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초식동물이 늘어나면 툰드라의 이산화탄소 흐름이 변한다. 그린란드에서 사향소와 순록과 같은 초식동물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더니 식물이 잘 자라고 이산화탄소를 사용하는 광합성도 증가했다. 반면 식물의 뿌리나 토양미생물이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는 토양 호흡은 변함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이 지역에서 이산화탄소가 더 많이 흡수되었다. 스발바르에서도 바나클흑기러기가 식물을 먹지 못하도록 막아 놓은 연구지에서는 선태류가 더 늘어나고 식물의 양이 증가하면서 이산화탄소 공급원이었던 지역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곳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초식동물이 늘어나면 식물은 줄어들고 식물의 광합성량도 감소하여 결과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증가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툰드라는 관목이 증가하면서 앞으로 온실 기체를 방출하는 곳이 될까? 관목이 늘어날 때 생태계의 물리적 특성(토양온도, 수분 상태, 활동층의 깊이 등)과 기능(영양물질 순환, 질소 고정, 미량기체 플럭스 등)이 어떻게 변할지 아직 우리는 모른다. 생태계가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툰드라 지역에서의 식물상 변화가 이 지역에서의 온실 기체 변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많이 필요하다. 실제 현장에서 온실 기체의 변화를 관측한 데이터가 부족하고,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상호작용을 잘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환북극 모델링 연구 결과 1960~1970년대에는 툰드라 지역이 탄소를 흡수하는 저장소였던 반면, 1990년대 이후에는 탄소를 방출하는 공급원이 되고 있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툰드라는 변하고 있다. 기후모델에 따르면 2,100년까지 북극은 최대 10도까지 기온이 높아진다고 한다. 이와 함께 동토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에 툰드라 생물과 생태계가 어떻게 반응할지 아직은 대답하기 어렵다. 아직 우리가 툰드라 생태계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 출처 - 극지과학자가 들려주는 툰드라 이야기 >

이유경 (극지연구소)

이유경 박사는 서울대 식물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3년부터 북극다산과학기지와 알래스카, 그린란드를 오가며 연구하고 있고, 현재 국제북극과학위원회 실행위원과 국제영구동토층협회 한국대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