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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 밑에 호수가 있다?

오윤석 (인천과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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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세계적인 과학 잡지 ‘사이언스’는 2013년에 과학계에서 주목해야 할 영역 중 하나로 ‘남극의 빙저호’를 꼽았다. 빙저호(subglacial lake)란 수백m ~ 수㎞ 두께의 빙하 아래에 존재하는 호수로서 대표적인 것으로 보스토크호(lake Vostok, 러시아)를 비롯해 휠런스호(lake Whilans, 미국), 엘스워스호(lake Ellsworth, 영국) 등 360~380개의 빙저호 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극에서 발견된 대표적인 빙저호(subglacial lake)

1. 보스토크호(lake Vostok)

남극 빙하 3,768m 아래 위치한 이 호수는 길이 250㎞, 넓이 50㎢로 세계 최대급의 담수호이다. 1960년대 처음으로 그 존
재가 확인된 이래 러시아 연구진에 의해 시추 작업이 계속되었지만, 당시의 시추 기술로는 호수가 오염될 수 있어 130m 를 남겨 놓은 지점에서 작업이 중단되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러시아 연구진은 마침내 20여 년간의 시추작업 끝에 얼음을 뚫고 호수 표면의 물을 채취했으나 미생물의 존재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2. 휠런스호(lake Whillans)

남극 서부의 로스빙붕 가장자리에 존재하는 휠런스 호수는 800m 두께의 얼음 밑에 위치해 있어 영구적으로 햇빛이 도달하지 않았던 곳이다. 미국 연구팀이 현장에서 수집한 샘플을 실험실에서 현미경으로 조사한 결과, 담수 1㎜당 약 1천 마리의 박테리아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3. 엘스워스호(lake Ellsworth)
영국 연구진이 2012년 12월부터 탐사를 추진했던 호수로 길이 12㎞에 넓이 3㎢, 깊이 150m인 이 호수는 미생물을 찾는
과학자들에게는 매우 적합한 장소이다. 그러나 탐사 중 발생한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연구진은 현재 철수한 상태이며, 호수의 시추는 미루어졌다.

빙하 밑 호수는 어떻게 형성되었을까?

과학자들은 지구 내부에서 나오는 열과 빙하의 거대한 하중이 만들어내는 열과 압력, 그리고 빙하 아래 얼음의 유동에 의한 마찰열 등이 빙하 아래 물을 얼지 않게 하여 이러한 호수가 만들어졌다고 추정하고 있다.

빙저호의 연구는 왜 중요할까?

1. 극저온에 빛도 양분도 없는 극한 환경에서 생명체가 발견 된다면 얼음으로 덮인 태양계 의 다른 천체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보스토크 호수의 환경은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와 유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 휠런스 호수에서 이번에 발견된 박테리아는 광합성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에너지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박테리아는 호수 바닥의 광물과의 화학적인 반응이나 호수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와의 화학적인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얻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에너지원을 밝혀내는 것도 흥미로운 연구이다.

3. 빙저호 바닥의 퇴적물은 과거 기후를 알아내는데 매우 중요한 단서를 지니고 있을 수도 있다. 만약 그 기후 기록을 찾게 된다면 지구온난화 연구에 대변혁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사 원문: 
한국 극지 연구 직흥회, "미래를 여는 극지인", 2013 가을 + 겨울호, NO. 14


오윤석 (인천과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