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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이사회 정식 옵서버 지위 획득: 한국, 북극 진출길 열렸다!

유복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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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난 5월 15일 스웨덴 북부 도시 키루나에서 열린북극이사회(Arctic Council) 제8차 각료회의에서 회원국 만장 일치의 지지로 정식 옵서버(permanent observer) 지위를 획득했다. 우리나라 이외에 금번에 중국, 일본, 인도, 싱가폴, 이탈리아가 정식 옵서버로 가입하였다. 우리나라의 이번 정식 옵서버 진출은 지구상 마지막 미개척지로 남아있는 북극에 관한 이슈 논의에 보다 안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로써 북극항로 개척, 북극 환경보호 및 지속가능한 개발 증진, 북극권 자원개발 및 경제 활성화, 기후변화 대응 등 여러 분야에서 우리의 국익을 확보하고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북극해의 최상위 포럼인 북극이사회

북극이사회는 지리적으로 북극에 인접한 국가들간‘ 오타와 선언(1996년)’에 의해 북극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창설한 정부간 협의체로서 북극문제 논의를 위한 최상위 포럼(premier forum)으로 기능하고 있다.

그간 북극이사회는 캐나다, 덴마크(그린란드), 핀란드, 아이슬랜드, 노르웨이, 러시아, 스웨덴, 미국 등 8개국의 회원국과 독일, 폴란드, 네덜란드, 영국, 스페인, 프랑스 6개 정식 옵서버 국가, 북극 원주민 단체 등 상시참여자(permanent participants) 및 한국, 중국, 일본, EU, 이탈리아의 임시 옵서버 국가와 그 밖에 9개 정부간 기구 및 11개 비정부기구 등이 옵 서버로 활동하고 있었다. 참여국들의 면면을 보아도 모든 해양강대국과 경제강국들이 참여하고 있는 북극이사회는 북극환경변화에 대응하는 논의에서 점차 자원개발, 북극항로, 경제협력 등으로 그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북극이사회 운영 방식을 보면 2년에 1회 개최되는 최고의 사결정기구인 각료회의, 연 2회 개최되는 고위실무관리회의 (SAO: Senior Arctic Officials Meeting)와 이사회 산하 6개 작업반(working group)에서 북극해 관련 제반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금번 키루나 제8차 각료회의를 통해 정식 옵서버 지위를 얻은 우리나라는 드디어 무한한 잠재성을 갖고 있는 지구상의 마지막 신천지인 북극해 논의에 항구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지위를 확보했다.

정식 옵서버 지위 획득을 위한 적극적 외교 전개

북극의 해빙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북극항로 및 자원 개발을 둘러싼 북극권 국가들의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정식 옵서버 진출이 실현됨으로서 향후 북극항로 상용화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또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북극지역 과학적 조사, 연구 참여 확대 및 장기적으로 북극권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북극이사회 정식 옵서버 진출을 통한 북극항로 개발 참여”는 박근혜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의 하나이며,‘ 유라시아 협력 확대’ 외교의 첫 번째 성과라는 측면에서 향후 국 정과제 이행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일본 등 주변국에 비해 북극 진출이 늦은 우리나라는 후발국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정식 옵서버 자격 획득을 위해 그간 대통령을 포함한 각급의 외교채널을 동원하여 입체적이고 집중적인 외교활동을 기울여 왔다. 특히, 북극이사회 차기 의장국인 캐나다의 지지 확보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은 존스톤 (Johnston) 캐나다 총독을 면담하였고, 아울러 주한 서유럽 7개국 대사 접견을 통해 지지를 당부하였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북극이사회 주요국가 외교장관에게 친서를 보내고 특히 캐나다 베어드(Baird) 외교장관과 심야에 2차례 통화를 하면서 지지를 요청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도 스웨덴 빌트(Bildt) 외교장관, 캐나다 로젠버그(Rosenberg) 외교차관을 접촉하는 등 적극적인 지지 교섭을 펼쳤다.

또한 외교부는 각종 북극관련 국제회의와 심포지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우리나라의 북극해 관련 활동과 기여 내용을 소개함으로써 북극권 국가 및 북극 원주민 대표들과의 관계에 있어 우리나라의 정식 옵서버 가입을 위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사전 조성하였다. 지난 3월 18일에는 주한 북극이사회 회원국 대사, 해외전문가 등이 참석한‘ 북극정책 국제심포지엄’을 서울에서 개최하여 북극 관련 우리나라의 활동을 소개하고 향후 기여의지를 천명함으로써 북극이사회 회원국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 내었다.

장기적이고 일관된 북극정책 필요

이번 북극이사회 정식 옵서버 진출은 그간의 외교적 노력과 여러 글로벌 이슈에서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우리나라의 역할을 인정받은 결과로 자축할 만한 성과이다. 이번 성과의 모멘텀을 향후 외교적·경제적 측면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북극해 활동에 있어 장기적이고 일관된 정책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미 여러 전문가 및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북극해는 막대한 원유 및 지하자원, 지구온난화에 따른 어족자원의 북상, 항로 이용을 통한 물류비용의 감축 및 관련 인프라 구축사업 등 거대한 경제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 지질연구원의 2008년 조사에 따르면 북극해 지역에는 원유 900억 배럴, 천연가스 1,669조 입방미터, 액화천연가스 440억 배럴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세계 원유 매장량의 4분의 1, 전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45%를 차지하는 막대한 양이다. 이에 따라 북극해의 경제개발을 위한 새로운 방식의 국제협력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단, 북극이사회 진출로 배타적 개발권을 확보한 것처럼 오해해서는 안 된다. 옵서버 국가에게 그런 권리가 있지도 않지만 북극의 해빙과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 및 북극 에너지·자원개발이 취약한 북극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도 크고, 아울러 북극 개발은 향후 20?30년 후에나 현실화될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북극 개발을 중장기적 과제로 보고 인프라 구축 등 꾸준한 준비작업을 진행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북극이사회 정식 옵서버 진출을 계기로 우리나라도 보다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북극진출 정책수립과 북극연안국가와의 협력 방안 등을 구체화해야 할 시점이다. 상술하였듯, 북극 개발 가능성 자체가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후변화로부터 비롯되었고 북극해의 개발과 보호가 전지구적 관심사이므로 자원, 항로, 환경 등 다양한 북극관련 이슈들에 있어 연안국·북극이사회·관련 국제기구·원주민 등과의 다면 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이렇듯 지속가능한 개발에 관해 다양한 국제협력이 필요한 북극에서 우리나라가 지속적이고 꾸준한 국제적 기여와 역량을 보여준다면 한국의 국가적 위상과 신뢰를 한 단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사 원문: 
한국 극지 연구 진흥회, "미래를 여는 극지인", 2013 년 봄 + 여름, NO. 13



유복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