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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북극의 미래와 우리의 북극정책

문해남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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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북극과 인연을 맺은 것은 피어리가 최초로 북극점에 도달한 지 90년 후인 1999년 중국과 공동으로 북극해연구조사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이다. 그 후 북극 스발바르지역에 다산과학기지를 2002년에 개소하였고, 2008년 북극이사회 임시 옵서버 지위를 부여 받은 후 금년 5월 드디어 정식 옵서버의 지위를 획득함으로써 북극 문제에 우리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그러나,아직도 우리나라가 왜 북극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그 이유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극은 인류의 생명유지장치

결론부터 미리 말하자면 북극은 인류의 ‘생명유지장치’이기 때문이다. 지구의 자연생리기능을 다스리는 지역 중 아마존을 지구의 허파에 비유한다면 북극은 ‘항온(恒溫) 지구’를 만들어 주는 지구의 열 저장고의 역할을 하는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태양으로부터 내리쬐는 자외선의 90% 이상을 반사시켜서 지구가 더워지는 것을 막아주는 방패역할을 하는 곳이 북극이다.

보통 북극은 북위 66.5도 이북지역 또는 영구동토층의 한계선을 의미하며 북극해는 북미와 유라시아 대륙으로 둘러싸인 바다를 지칭한다. 북극의 육지면적은 지구 표면적의 약 6%를 차지하고 북극해의 면적은 지중해의 4배에 이른다. 기후 측면에서는 7월 평균기온이 10℃ 이하인 곳을 일컫는데, 북극해의 겨울 평균기온은 -35℃?-40℃ 정도, 여름철 기온은 대체로 0℃ 내외이다.

안타깝게도 북극의 해빙(海氷)면적이 해마다 줄어들어 1950년대부터 40년간 40%가 감소하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가속화되는 해빙(解氷)현상으로 북극이 보유한 전략적·경제적 가치에 대한 각국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것이 우리나라가 북극에 대하여 주목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남극조약」을 통하여 영유권 주장이나 자원개발이 제한되는 남극과 달리 북극은 통일된 국제조약이 없고 UN 해양법 협약에 따라 연안국이 관할해역에 주권적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연안국 간에는 영유권 문제 등 갈등양상이 전개되고 경제적 실리를 선점하기 위하여 상호 경쟁하면서도 한편, 원주민의 복지와 북극환경보호를 위해서는 북극연안국은 물론 전 세계의 공동협력을 요구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국제적인 공동협력을 위하여 창설된 북극 이사회는 1991년 미국, 러시아,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8개국이 「북극환경보호계획(The Arctic Environmental Protection Strategy)」을 채택하고 5년 후인 1996년에 캐나다 ‘오타와 선언’을 통하여 국가 간 협의체의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다. 8개의 이사국과 우리나라가 정식 옵서버 지위를 부여받기 전까지 영국, 프랑스, 독일, 폴란드, 네덜란드, 스페인 등 6개 비북극권 나라와 9개 정부 간 기구 및 11개 비정부 기구가 옵서버로 활동해 왔으며 6개 원주민 기구가 참여하여 북극의 ‘지속가능한 개발’과 ‘환경보호’ 문제를 북극 이사회를 통해 다루고 있다.

2013년을 대한민국 북극정책 원년의 해로 삼을 것

우리나라는 정식 옵서버 지위획득을 계기로 올해 7월 25일 “북극종합정책 추진계획”을 수립한데 이어 12월 9일에 “북극
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하였다. 이 계획은 정부차원에서 처음으로 북극분야에 대한 정책을 담은 기본계획으로, 우리나라가 어떤 기조를 견지하고 어떻게 북극권 연안국과 협력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기본방향이 담겨있으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북극은 경제적 매력에 앞서 인류가 공동으로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는 인식하에 북극 이사회 및 관련 회의체에 참여하고 회원국 등과 양·다자차원의 협력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북극해 해양환경보호(PAME) 그룹 등 6개 워킹그룹에 참여할 민·관 전문가 참여계획을 수립하여 대표단을 구성하고, 내년 상반기 중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 옵서버 국가 에게 ‘북극정책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여 공동 관심분야에 대한 협력을 모색할 계획이다.

두 번째, 우리나라의 극지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내년에 아라온호에 이은 제2 쇄빙연구선 건조 타당성을 검토하고 연구기관과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가칭)한국 북극연구 컨소시엄”을 2014년 중으로 출범시켜 북극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융합연구와 정책제안을 할 수 있는 국내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세 번째, 북극 해빙(解氷)으로 물리적 접근성이 높아지고 북극자원의 잠재성이 가시화 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에 대비하기 위해 북극항로 이용 선박에 대한 항만시설사용료 감면과 볼륨 인센티브제를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며, 북극항로 주변의 러시아 주요 항만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북극항로 통과화물 증가에 대비하여 국내 항만 재정비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자원개발 협력을 위해서는 2012년 9월 체결한 한-덴마크간 자원개발 협력 MOU를 기초로 공동 지질조사를 진행 하는 한편, 협력범위의 확대도 추진해 나가고, 해운분야는 극지해역 운항선박의 선박건조, 기자재 등에 대한 기술개발 및 국내 ‘극지운항선박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극해에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해양플랜트 기술개발 및 기반구축을 위해 경남 거제시에 250억 원을 투자하여 5만평 부지에 ‘해양플랜트 산업지원센터’를 착공할 계획이다.

북극해 연안국과의 어업협력은 1993년에 가입한 북대서양수산기구(NAFO)에서의 활동을 강화하고, 북동대서양어업위원회(NEAFC) 등 미가입 수산기구 가입을 추진하며, 산·학·연 공동으로 북극해 수산자원조사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마지막으로, 북극정책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현재 국회에서 심의중인 “극지활동진흥법”이 제정되면 내년 부터 ‘북극정책 기본계획’을 법정계획으로 전환하고 매년 시행계획을 수립하여 추진상황을 점검하게 된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정식 옵서버 국가로서 북극에 대한 책무를 공유하고 동시에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시할 수 있는 세부추진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을 기대하며 2013년을 대한민국 북극정책 원년의 해로 삼아 머지않은 미래에 북극을 누비는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극지인(極地人)들의 탄생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기사원문: 
한국 극지 연구 진흥회, "미래를 여는 극지인", 2013 가을 +겨울호 NO.14 

문해남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